[의학신문·일간보사=정윤식 기자] 간호협회가 전국 농·어촌 벽오지에 설치된 보건진료소의 안전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대한간호협회(회장 신경림, 이하 간협)는 ‘농·어촌 벽오지 보건진료소 근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에 대한 안전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을 담을 성명서를 30일 발표했다.

이들 지역의 보건진료소의 경우 전담공무원 대부분(약 1900명)이 여성일 뿐만 아니라 혼자 근무하고 있기에 외부로부터 발생될지도 모르는 위험에 그대로 노출돼 있다는 것.

간협은 그동안 진료소장들의 열악한 근무환경 개선에만 초점이 맞춰졌을 뿐 안전은 뒷받침되지 않았음을 강조했다.

간협은 “그저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 스스로 알아서 자신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수준이었다”며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상황에서 주민의 건강관리라는 공적 업무만 수행하라고 책임을 떠넘겨서는 안된다”고 언급했다.

실제로 지난 11월 23일 경남 진주시 외곽에 위치한 보건진료서에서 근무를 마치고 퇴근하던 보건진료 전담공무원이 괴한들로부터 두 시간 가량 납치된 뒤 통장에서 550여만 원을 뺏긴 사건이 발생했다.

특히 이들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은 열악한 환경 속에서 지난 37년간 ‘농·어촌 보건의료를 위한 특별조치법’에 근거해 의사가 배치돼 있지 않고 계속해서 의사의 배치가 곤란할 것으로 예상되는 의료취약지역 안에서 주민의 건강관리를 묵묵히 수행해 왔다는 점을 강조한 간협이다. 

간협은 “농·어촌 지역의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노인인구 증가와 도시지역에 대한 상대적인 의료 소외감으로 인해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 역할이 더욱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즉, 외부로부터 발생될지도 모를 위험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은 농어촌 주민의 건강을 그대로 방치해 놓는 것과 같은 처사라는 것.

이에 간협은 인적이 뜸한 도서 벽지와 농·어촌 지역에서 여성이 혼자 주민의 건강을 돌본다는 것이 쉽지 않은 일임을 알면서도 전담공무원 혼자 대처하는 것은 어불성설임을 피력했다.

간협은 “섬마을 선생님 사건 후 설치된 방범창과 CCTV 등의 사후대책으로는 예방책이 될 수 없다”며 “보건진료소에 함께 근무할 보조 인력의 보강 등 근본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간협은 이어 “경남 진주 외곽에 위치한 보건진료소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을 거울삼아 정부는 철저한 재발방지대책을 내놓아야 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보건진료 전담공무원들이 사명의식을 갖고고 농어촌 주민의 건강에 더욱 힘쓸 수 있다”고 덧붙였다.

정윤식 기자  21hero@bos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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