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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여든 다섯되신 진료소 뒷집 할머니예요.
지금도 자전거를 타실 만큼 건강하신
내일모레 구십을 바라보는 할아버지와 함께 노후를 보내고 계셔요.

할머니는 하루에도 몇번씩 진료소를 들락거리십니다.
안마의자에 앉아 안마도 하고
할머니보다 더 젊은 사람도 힘들어하는 스텝퍼도
올라가 몇번씩 돌리시고
운동기구를 작동해 놓고 끝나지도 않아서 일어나 집에 가십니다.
그리고 뭐가 못 미더운지 조금 있다 또 오셔서
진동벨트도 했다가 온돌침대에도 누웠다가...

할머니는 몇해 전부터 치매를 앓기 시작했습니다.
심한 편이 아니라 집에서 일상생활은 그럭저럭 하는데
눈에 띄게 변한 것은 옷차림새가 깨끗하지 못한 것과
최근 기억력이 떨어진 것,
볼 일이 없어도 하루에도 몇번씩 왔다 갔다 하시는 것입니다.

할머니는 땅도 제법 많아 농사도 많이 지었었는데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도시에서 뭘한다고
노른자위 제법 값나가는 땅을 쏠락쏠락 팔아가더니
이제 남은 거라곤 집과 텃밭 뿐입니다.
아들때문에 속을 끓어 치매도 온 것 같습니다.

할아버지는 당신의 농사채가 없어진 지금도
새벽같이 일어나 조카의 논을 둘러보러 가십니다.
평생을 가꾼 당신의 땀과 노력이 서려있는 땅에 대한
미련이 아직도 남아있어서 그러겠지요.

가을 햇볕 좋은날
텃밭에 심었던 콩을 거두어 들이는 할머니를 보며
인생의 겨울을 생각해봅니다.
할머니는 내년에도 그 다음에도
콩을 심고 거둬 들일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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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찍새 지망생 한나가 찍은 사진인데
아직 찍새기질이 부족해서인지
카메라를 과감히 들이대지 못하고 머뭇거립니다.
이날도 멀리서 할머니를 찍으니
할아버지가 가까이 와서 잘 찍어보라고 했답니다.
찍새는 가까이 들이대고 순간을 포착하는게 생명인데...
좀더 시간이 지나면 찍새 한나도
작품같은 사진을 찍을 수 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