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12-17 오후 6:56:18 입력 뉴스 > 기자수첩

오지 농촌마을의 보건진료소









 

“도시로 나간 자식들은 잘 찾아오지도 않고 혼자서 죽음을 준비하는 어르신들을 보면 가슴이 너무 아파요. 좀 더 좋은 시설의 병원으로 옮겨 치료를 하고 싶은 마음도 굴뚝같지만 혼자 힘으로는 아직 무리랍니다.”




광주시 광산구 본량동 일대 주민들의 건강을 책임지고 있는 산수 보건소 오덕임 소장(48세,여)의 말이다.


 












▲ 오덕임 광산구 산수보건진료소장


 


오 소장의 하루는 마을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새벽기도로 시작된다. 기도로 건강이 보장되느냐며 코웃음을 치는 사람들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오 소장의 마음은 마을 주민이 단순히 보건서비스를 해주는 대상이 아니다.




7개 동에 거주하는 2,675여 주민들은 오 소장에게 ‘가족’이나 다름이 없다. 특히 산수보건소는 지난 1986년 오 소장이 보건소장으로 첫 부임과 함께 개소돼 더욱 뜻 깊다.




“광주와 목포 시내권에서만 살다가 이곳에 와보니 도시라고는 전혀 믿기지 않을 정도로 오지였어요. 대중교통이 제대로 갖추어지기는 커녕 구불구불한 논길을 수십Km 걷고 또 걸어 보건소에 도착하자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에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고 회상한다.


 













 


그의 말처럼 산수보건소는 도시속 오지 보건소의 대표격이다. 광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시내권에서는 멀찍이 떨어진 곳에 자리한데다 지소 규모도 66㎡가 겨우 넘는다. 그렇게 협소한 보건소를 아는 사람 한 명 없이 막막하게 꾸려나가기 시작했지만 오 소장은 금새 농촌 마을의 넉넉한 인심과 정에 홀딱 빠져 버렸다.




올해로 이곳 북창마을에 들어온지 21년이 되었고 이곳이 바로 제1의 고향이 되어버렸다. “어느 집에 말썽꾸러기는 누구인지, 숟가락은 몇 개인지 모르는게 없죠. 우리 어머니, 아버지, 오빠, 동생들(마을 주민들)을 두고 딴 곳에 가는 일은 상상도 못해요.” 라며 손사레 까지 쳐가며 말한다.




토요일 휴무제 시행은 오 소장과는 아무 관계가 없는 일.




오 소장을 기다리는 주민들을 위해 토요일도 오전 진료를 하고 , 오후엔 평일처럼 방문진료를 다닌다. 또 눈이 어두워 잘 보이시지 않은 어르신들을 위해 안내문도 큰 글자로 걸어 놓았다.


 












▲ 경로당을 방문 관절염에 대해 올바른 운동법을 알려주는 오덕임 소장


 


1,266세대를 일일이 방문해 진료하는 일이 힘들긴 하죠. 그저 일한다고 생각하면 못할 거예요. 우리 할머니 말벗 해드리러 간다고 생각하고, 애기 보러가고, 운동도 하고, 저녁도 같이 먹고, 놀러 다닌다고 생각하니까 즐겁죠.”



 


혼자서 살고 있는 어르신들을 1주일에 한차례씩 찾아가 마사지도 해드리고 몸이 불편하신 어른들의 경우 욕창방지를 위해 씻어드리는 일도 마다하지 않고 즐겁게 한다.


가족처럼 지역 어르신들을 생각하는 오 소장의 마음은 드러내려 하지 않아도 티가 나는 법이다.




오소장의 나이팅 게일 ‘사랑’이 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그는 2001년 보건복지부를 비롯해 광산구청과 복지협회, 마을주민들, 경로당 등 셀 수 없이 많은 곳에서 감사패를 받았다.




오 소장의 바램이 있다면 시설이 열악해 제대로 된 보건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는 오지의 주민들을 생각하는 간호사 지망생이 많이 생겼으면 하고, 간혹 도시로 나간 자녀들이 늙은 부모님을 돌보지 않아 쓸쓸히 죽음을 맞이하는데 이런 일들이 없어졌으면 하는 마음이다.




이제껏 큰 의료사고 한 번 없이 잘 꾸려온 산수보건소 오덕임 소장, 그것은 바로 마을 주민들을 모두 내 가족처럼 도우며 아껴왔기 때문일 것이다. ‘나눔의 삶’을 단순히 꿈만 꾸지 않고 실천을 향해 걸어가는 오 소장에게서 아름다운 향기가 느껴진다.


 


 













 













▲ 광산구 산수보건진료소에서 오덕임 소장의 진료를 기다리는 주민


   (좌롸부터) 김대권(송치동, 70), 임한두(산수동, 77), 김현규(선동, 67)


 












▲ 산수보건진료소를 찾은 주민을 진찰을 위해 혈압을 체크하는 오덕임소장


 























▲ 광산구 산수보건진료소내에 설치된 의료기기를 이용 치료를 받는 주민


 












▲ 산수보건진료소의 재정과 관리를 맡은 김석원 감사


 












▲ 산수보건진료소 외벽에 붙어 있는 오덕임 소장의 방문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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