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풍기 바람개비 앞에 얼굴을 들이밀고 앉아 있노라면, 바삐 돌아가는 날개짓에 깊게 생각할 겨를이 없다,
에어콘 바람 새나오는 밑에 목을 빼고 서서, 차마 앉아서 식힐 마음의 여유도 챙길 짬이 없었고...한참 땀이 식고나면, 습기를 몽땅 빼앗기고 맹숭맹숭한 기분에 뭔가 싱거워져 버린 것만 같아, 소식 전한지 꽤 오랜 친구들 전화번호를 뒤지는 일도 심드렁해졌었다.
 
금방이라도 시원한 계곡 물줄기가 달력 밖으로 쏟아져 내려올 것 같은 풍경의 8월 달력을 훌렁 넘기고, 잔잔한 얕은 고인물에 가을 햇살을 적신 9월 풍경화로 바꿨더니,   
마법이 풀린 것 맹키로 갑자기 겨드랑이 밑이 뽀송뽀송해지고 어금니 안쪽이 시큰해져 온다.
가을이 와 버린 것이다.
 
 정신없이 돌아가던 선풍기 바람개비가 멈추고 나니, 내 뇌속에서 "생각"이라는 단어를 기억나게 했다. 
 
9.1행사 치룰 준비에 밤을 새워가며 애쓰고 준비한 집행진은 집행진대로, 참석하느라 새벽 잠께고 일어나 버스 멀미 이기며 모인 우리 회원님들은 회원님들대로,,,
25주년 기념 축하 잔치 마당에 함께 어우러진 우리 모두 가슴 깊이 느낀 건 우리의 자긍심이었습니다.
아 ! 참 대견스럽습니다.
 
그런데, 그 대견스러움에 저는 색다른 이야기를 덧붙이면 어떨까 생각해 봅니다.
운영협의회라는 조직의 이야기 입니다.
혹여 누군가는 운협이라는 단어를 입 밖에 내기만 해도 재채기를 해 댈지도 모릅니다. 
행여 그런분이 계시다면,
적절한 비유인지는 모르겠지만, 탈감작요법도 치료방법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말씀입니다.
운영협의회와의 관계설정 역사(?)를 제 나름대로 되짚어 보면,
 
여기서 부터 내용은 제 개인의 사견임을 먼저 말씀 드립니다.
순수하게 만난 진료원양과 운영협회장님은 보건진료소 운영 전반에 걸친 의논에서 거의 맘과 뜻이 맞아서 밀월기를 보냈고, 
세월이 지나면서 진료원양은 신분이 위촉직에서 별정직공무원으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됩니다. 하지만, 식구가 늘다보니, 가지 많은 나무 바람 잘날 없더라고, 이 산골, 저 해변 갯가에서 쪼맨한 문제들이 생겨납니다.
식구들의 꿈과 희망사항도 종류가 다양해지고,
배추포기, 서대 산마이 그물코, 볏단만 샐 줄 알던 운영협의회장님도 높은 뜻을 세웁니다.
기왕지사, 보건진료소운영에 도움을 줄 바에는,
그 곳에서 고생하시는 진료원여사님께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해보자.
 
하지만,
여러 분들도 짧지 않은 인생을 살아오셨으니 아다시피,
마음 먹은대로 노력한다고 다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고, 노력하다보면 실수 할 때도 있지요.
 
저는 지금도 믿습니다.
대다수의 운영협의회장님들이 보건진료소 운영에 도움을 주려는 열정과, 보건진료소 소장님들을 돕고자 하는 사랑이 있으심을요.
그리고 쬐금, 운영협의회회장님으로 떠받들어지고 싶으신 소망이 있으심을요.
그리고 더욱 쬐금, 똠방각하가 되고 싶으신 간절한 소망을 때로 품으실수도 있으심을요.
 
관계란, 인간과 인간의 관계나,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나, 어느 관계든지,
서로에 대한 존중이 그 관계를 아름답게 하는 가장 귀한 필수품이라는 것을 우리는 때로 잊어버립니다.
우리 진료소와 가까운 이웃 진료소 화장실 벽에는 이 만화가 한 장 늘 붙어 있습니다.
 
같은 높이의 계단에 서 있는 상대방을 높이는 방법이 두 가지 있더군요.
하나는 상대방을 내 계단 보다 높이 들어올리는 것인데,
그것은 상대방을 칭찬하는 것이더군요.
다른 하나의 방법은 내가 한 계단 내려 서는 것이더군요.
스스로 낮아지는 겸손이지요.
 
어차피 , 운영협의회와 우리는 함께 걸어가야 할 동반자라고 생각되어집니다.
(행여, 부부도 이혼하는데, 하고 생뚱맞은 생각을 하시는 것 까진 자유지만)
 
9.1행사를 훌륭히 치루어 낸 우리의 역량과 자신감이 벅찰수록,
기왕이면 이 편, 저 편 모두 끌어모아 우리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 보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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