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노인들 "약물 남용" 심각 | ||||||||
아프지 않는 날에도 보건소를 "내집 안방 찾듯" 하는 할머니도 있다. "보건소에 가면 감기, 신경통 등의 약을 공짜로 준다. 요즘은 미리 받아놓지 않으면 안심이 안된다."고 했다. 또다른 할머니는 "보건소에서 무료로 나눠주는 위장약, 신경통 등의 약을 장기투약받아 일부는 복용하고, 남으면 버리거나 이웃에 나눠준다."고 했다. 지난 21일 청도군보건소가 연 "65세 이상 무료진료 개선" 대책회의에서 나온 사례들이다. 청도군은 지역 노인 150명에 대해 약물이용 실태를 조사한 결과 습관적인 약물복용, 중복진료 등이 잦아 무료진료 제도가 되레 노인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발표한 "2005년 전국 인구 1인당 평균진료일수"에 따르면 청도군의 1인당 연간 평균진료일수는 137.55일로, 전국 평균은 물론 경북을 크게 웃돌았다. 도내 군지역 농촌도 사정은 비슷했다. (표 참조) 따라서 청도군은 65세 이상 보건기관 무료진료 제도를 수정하기로 했다. 그동안 진료비 중 본인부담금 전액을 군이 내줬지만 앞으로는 일부 부담하는 것으로 바꾸겠다는 것. 노인인구가 전체의 25%를 훌쩍 넘어서면서 본인부담금 지원액이 지난 2001년 2억 원에서 2006년 5억 300만 원으로 크게 늘어나는 등 점점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도 문제지만 노인들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는 판단이 더 크게 고려됐다고 군은 설명했다. 군 관계자는 "오는 10월부터 의약분업지역(군 보건소, 풍각·이서·금천 보건지소)에선 보건기관 진료비는 면제해주는 대신 약국 약제비는 본인 부담으로 하고, 의약분업 예외지역(화양·각남·각북·운문·매전 보건지소)에선 진료비의 50%를 본인 부담하는 것으로 할 방침"이라며 "이에 따라 절감되는 예산 4억 3천800만 원은 65세 이상 독감백신 무료접종, 노인 건강증진시설장비 보강, 오지 순회검진 확대 등에 전액 재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북도내 23개 시·군 중 청도군처럼 지자체가 65세 이상 어르신 대상으로 보건소를 이용할 경우 진료비 가운데 본인부담금을 면제해주는 곳은 영천, 고령, 봉화, 영덕, 울진, 청송, 칠곡 등 모두 8곳. 이들 지역도 청도와 상황이 비슷해 조만간 무료진료에 관한 합리적 방안을 마련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도·노진규기자 jgroh@msnet.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