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복지부에서 내려온 한 장의 공문으로 또다시 진료원(소)의 존폐가 언급되고 그에 대한 책임, 대책에 대한 말들이 오고가는 것을 보고 이제는 자존심의 차원을 넘어 모멸감마저 느껴집니다.

연중행사처럼 이어지는 진료소 존폐에 대한 위기상황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 인식과 원인에 대해 짚어보고자 다음 몇 건의 사례와 함께 개인적 의견을 올립니다. 


1990년대 중반에 경기도와 몇몇 광역시에서는 도시의 팽창으로 진료소 근무지역의 인구 증가와 함께 민간 의료기관의 신설로 해당 진료소 폐쇄 논란으로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기억합니다.

1997년에 복지부에서는 농특법 20조, 21조(거주의무, 운영협의회)를 없애기로 하고 시행을 앞두고 있었지만  IMF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여 20조, 21조 삭제를 철회해 달라고 주민 서명을 받아 복지부에 올렸던 적이 있었습니다. 거주의무로 우리들의 목을 스스로 옭죄고 사정했지만 200명 이상의 진료원이 맥없이 쫓겨났고 우리 모두가 언제 잘릴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떨었던 슬픈 과거를 기억하시지요?.

2000년 초반에는 우리 관련한 이익집단의 위협이 있다하여 또다시 긴장했습니다.

2003년에는 표준정원제(별정직은 2% 이내로 유지) 기준을 맞추지 못했던 대다수 시군에서 또다시 구조조정의 칼날을 맞을까 긴장했고 제주도가 샘플이 되어 큰 고통을 겪었습니다.

며칠 전에는 복지부에서 내려온 공문으로 인해 일부 지회에서 논란이 되고있습니다.

하지만 내년이면 총액인건비제로 정말 심각한 태풍이 예상됩니다.

그렇지만 진료원의 생존과 관련한 위기는 앞으로 끊임없이 주욱~ 계속 될겁니다.

왜냐구요?  우리는 신분의 보장을 받지 못하는 별정직이니까요?

IMF 시절 모두 경험했듯이 같이 자치단체장이나 기초의원이 진료소 폐소를 결정하고 의회에서 방망이 두드려서 통과시키면 없어지는 것이 보건진료원이니까요


저는 1992년 우리가 위촉직에서 별정직으로 전환 될때 함께 의료기술직 7급, 8급을 받았던 일용직 신분의 치위생사들과 보건직으로 환직되어 6급 담당까지 차지하고 있는 역시 일용직 신분이었던 보건지소의 조무사들을 생각해 봅니다.

치과의사 부족으로 2/3 이상의 치과 진료실이 폐쇄되었어도 치위생사들은 보건행정계, 진료관리계, 방문보건계 혹은 내과진료실 등에 배치되어 근무 잘하고 있습니다. 치위생사들이 타부서에서 근무하면서 구조조정을 걱정하는 경우 보지 못했습니다. 

달랑 조무사 자격증 하나로도 계장 진급해서 우리업무를 총괄하는 그들을 우리와 비교할때는 울화가 치밀기도 합니다.

IMF 때 보건직이나 기타 의료기술직들(일반직)의 경우 정년이 단축되어 퇴임하거나 정년이 가까운 분들을 명예퇴직 시켜서 구조 조정하는 경우는 있었지만 인위적으로 퇴직시킨 경우는 보지 못했습니다(물론, 보건진료원은 그렇지 않았지요).


한편, 1989년 별정직으로 탄생한 사회복지전담 공무원이 2000년 일반직으로 전환된 사례를 우리는 지켜보았습니다. 잘나가고 있는 사회복지사들을 보면 어떤 느낌들이 드시는지요?

하지만 그들보다 8년 앞서 탄생된 우리들은 마슬로우 5단계 욕구중 두 번째 단계인 “안전의 욕구”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니, 내부적으로 방향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고 헤메고 있는 것이 우리들의 현실입니다.


이들과 우리들의 차이점이 무엇인가요?

무엇이 우리들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는걸까요?

저는 지금까지 이어지는 우리들의 비참한 현실과 고민이 별정직의 신분 때문이라고 단언합니다.

보건진료원이 존재해야만 보건진료소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보건진료원이 일반직화 되어 신분의 안정을 얻을 때 인구가 500명이 아니라 200명으로 줄어도 보건진료소가 존재해야할 그 명분이 더 커질겁니다.

보건진료원이 신분의 안정을 얻을때 표준정원제가 도입되어도 임금총액제가 도입되어도, 설사 진료소 주변 환경의 변화로 더 이상 진료소가 존재할 수 없어도 진료원들은 살아남을 수 있을겁니다...

하지만 일반직화에 대한 논의가 이상한 논리에 의해 겉돌고 있는 우리 조직 구성원들의 인식과 그 현실이 아쉽습니다.

   

저는 우리가 안전에 대한 끊임없는 위협에 시달리는 것도, 이렇게 푸대접을 받는 것도 25년동안 아무런 자기변화 없이 살아온, 지금껏 자신의 정체성도 찾지 못한 우리들 자신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모두가 내탓이오~~  모두 우리의 탓이오~~~”라는 글귀가 자꾸 떠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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