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까운 심정으로 함께 생각을 좀 해 봅시다.
선생님의 우려는 곧 우리 모두의 염려이며 과제일 것입니다.
제주도남제주군의 경우를 다시 한번 회상하여 말씀드리자면, 수년전 공무원 표준정원제와 관련하여 이미 그 당시 많은 논의가 있었던 부분입니다.
복지부나 다른 기관에서의 관점은 인구도 얼마 되지 않은 지역에서 공무원 1인이 근무하기에 과연 인건비 대비 효율성이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습니다. 그 이면에서는 자치단체 공무원의 몇%를 감축함에 있어 누구를 포함시킬 것인가 하는 매우 객관적인지 못한 감정을 지닌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한 시기에 위기를 벗어날 수 있는 방안은 몇 가지가 있었습니다.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은 일반직으로의 신분전환 이였죠. 그 당시 김화중 복지부장관님께서는 빨리 일반직 전환을 촉구하셨습니다. 그러나 누가 반대했습니까?. 우리 회에서 어떠한 과정을 거쳤는지는 모르지만 설문조사다 뭐다해서 장점보다 단점이 많다고 별정직을 고수하였던 것 아닙니까?.
개인적으로 저는 참으로 개탄스러웠습니다. 시대의 흐름은 그게 아닌데, 농어촌 인구감소가 왜 보건진료원 탓입니까?. 우리가 그 변화 상황을 떠맡을 이유가 없지만, 가장 확실한 건 그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해 가야한다는 명제였습니다. 그때 잘못 대처해서 희생당하는 건 각오를 해야 합니다. 일반직하면 봉급액수가 줄어든다고 이 나라 일차보건의료의 맥이 끊기던 말던 내 퇴직하여 퇴직금 많이 받고 호강하리라 생각하셨던 원로님들의 이기적 발상과, 좋은게 좋은것이다란 젊은층의 안이한 판단이 호시절을 놓친 것 아닙니까?. 그 당시 중앙의 임원진들께 우리는 너무나 안타깝게 일반직을 간청하였습니다. 남제주군의 문제일 뿐이라고 국한하여 대처하는 그 방식에 실망하여 우리대로 살길을 찾은 방안이 자치단체 조례개정을 통한 관할구역확대였습니다.
개괄적으로 본다면, 이시기에 대처할 수 있는 방안은
첫째, 현상유지의 고식적 방안으로 농특법의 설치기준 유지 및 충족을 위한 관할지역 확대(인근지역의 편입 등의 방법)를 들 수 있습니다. 이것은 자치단체의 권한입니다. 모법개정의 방법이 없을 때 자체적으로 지역실정에 맞게 규정을 정하여 운영지침등을 조정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것은 근본적 해결책이 못됩니다. 단 몇 년간 시간을 벌며 대처해 갈 수 있다는 것 뿐입니다. 아울러 더 이상 편입시킬 인근지역이 없는 경우의 문제입니다. 남제주군의 경우는 행정구역을 떠나 타읍면의 리지역까지 삽입시켜 확보를 하기는 했거든요.
둘째, 의료법과 농특법 등의 모법개정으로 법률적인 역할변화를 시도하는 것입니다.
의료법에 보건진료원을 스페셜리스트로서 삽입하는 것과 간호분야에 전문직으로 인정받게 하는 것 등의 노력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셋째, 보건진료원 신분의 사회적(시대적) 변화방안입니다.
일반직신분일 때 농특법의 예외적용방안(예를 들어 투약권 등의 의료법에 대한 특별규정...) 과 별정직으로 현재 위치를 고수하면서 업무 및 역할변화를 시도하는 방안 등이 있을 수 있겠습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는 우리가 무의촌 일차보건의료사업 개념에 입각한 직무교육을 받아온 탓에 시대변화에 민감하게 대처하기는 조금 애로사항이 있다는 것입니다. 각고의 노력을 하면 모를까......, 시대변화에 따른 환경과 인간의 건강문제 변화추이에 대처할 준비는 과연 얼마나 해 왔을까요?. 보건진료원회 임원진을 뽑아 놓고 그들이 우리의 우산이 되어주리라, 그리고 권익향상에 앞장서 투신해 주리라 막연히 기대하고 요구만 해서는 안됩니다. 이는 우리의 밥줄이자 결국 전문가로서의 자존심일 것입니다. 함께 토론하고 의견제시를 하여야 합니다. 지난 시간 남제주군의 저희는 많은 수모를 당한 끝에 역할변화를 시도하였습니다. 이제 우려하였던 것들이 현실로 다가오는 것을 바라보며, 안타깝게 마음을 졸여봅니다. 우리는 흔히 나를 둘러싼 외부의 환경이 나에게 맞게 변화되기를 바랍니다. 그러나 기다려도 바뀌지 않을 때는 내가 직접 그 환경에 적응하여 변화하여야 하는 것입니다. 어느쪽이 선택하기에 좋을 것인가, 아니면 그 둘다 병행하여 변화를 감행 할 수 있다면 더 좋겠지요. 작금의 사태는 이미 수년전부터 있어온 문제이고 또 예견된 수순입니다. 새삼스레 어찌할 것인가를 소리 높여 외친다는 것은 그만큼 대비를 못한 우리들 탓일 것입니다.
개인적 의견을 참고하여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