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연서
             - 류재화
진료소
낮은 창문 안에
내가 있네
창가에
나팔꽃처럼 붙어 앉아
당신을 그리네
 
 
그립단 말
내게는 이토록
멀어
쓸쓸함이
어둠으로 내려 앉으면 세상 밖으로 떠가네
 
 
서러운 청춘이
연분홍 나팔꽃이 되어
깊은 하늘가로
가없이 오르는
낮은
진료소 창 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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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을 먹고 2층에서 내려오니 우편물 여러개가 현관 안에 있었다.
비 맞지 말라고 집배원 아저씨께서 현관 안에 들여 놓은 것이다.
 
그 중 반가운 시집 하나 "나팔꽃 연서"
충북 괴산 신기보건진료소장님이신 류재화 선생님이 시집을 보내셨다.
시집 한권을 보내달라고 말씀드리기가 어려워 언제 만날 기회가 있을까 생각했는데 시집을 보니 연애편지 받는 것처럼 마음이 설렌다.
 
선생님의 시에서 아버지의 모습을 진한 엄마 냄새를 맡고
그리운 고향이 떠올라 기억은 과거로 과거로 여행을 떠난다.
 
너무나 감사한 마음에 선생님께 전화를 드리고
내 마음보다 더 내 맘을 써놓은 시를 읽게 되어 감사드린다고
표현력이 부족해서 시를 쓰기는 어렵고 선생님의 시를 읽게 되어 감사다하고 했더니
시는 누구나 쓸 수 있다고 일상의 일들을 써 놓으면 다 시가 된다고 하신다.
그렇지만 시를 아무나 쓸 수 있나....
 
서러운 청춘이 연분홍 나팔꽃 되었다는 선생님의 싯귀를 생각하며
비가 내리는 진료실 창 옆에서
내 청춘을 다 보낸 지난 날 진료소의 일들을 더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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